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북한은 이미 변화 중이며 그들을 범죄자가 아닌 협상의 상대로 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당선자는 뉴스위크 최신호(3월3일자)에 게재된 회견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날 경우 북한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이러한 관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정권의 안보와 정상적인 대우, 경제지원 등 그들(북한)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준다면 그들은 핵 야심을 기꺼이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노 당선자는 "대다수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미군이 한반도에 머물기를 원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주한미군 축소와 미군의 재배치에 관한 한국의 요구가 전적으로 수용되지는 않을 것이며 우리가 애원하더라도 미국이 결정한다면 미군은 떠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미국과 `동등한 관계' 요구가 일부 미국인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내 반한감정이라는 역작용이 염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부당하게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불만을 제기하거나 반대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반미감정과는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노 당선자는 "미국의 주요 언론과 정부 관리들은 북한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것은 생사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기 때문에 나는 미국에 지나친 모험을 삼가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당선자는 "많은 아시아나 유럽의 지도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 자국의 가치체계를 주입하려 한다고 보지 않는가"고 반문하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새로운 질서는 주로 정의지만 그것은 또한 일방주의적 성격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는 뉴스위크 취재진의 요청에 노 당선자는 한참을 생각한 뒤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자"고 추가 언급을 피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한편 뉴스위크는 회견 기사와는 별도로 노 당선자의 정치, 인생 역정과 그가 이끌 신정부의 과제 등을 다룬 기사도 함께 게재했다. 이 기사에서 뉴스위크는 "노 당선자는 야심적 국내 정치 과제들을 안고 임기를 시작하지만 이 모든 계획은 북한 핵문제라는 단 하나의 폭발적 현안에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노 당선자는 워싱턴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희망에도 불구하고 위협이 아닌 대화가 북한과의 대치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최선의 길이라는 견해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잡지는 "그러나 대북 포용정책은 대북 송금 추문 이후 국내에서조차 빛을 잃고 있다"면서 "야당이 추진 중인 대북 송금 사건의 특검제법안에 대해 노 당선자가 취임 후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이 내각 구성을 저지하는 방법으로 맞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