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영(43.여)씨 등 일본 망명을 요청한 탈북자 4명이 베이징(北京) 소재 일본인 학교에 진입할 당시 경비요원들이 이들을 밖으로 밀쳐 내는 장면이 19일 도쿄(東京)에서 공개된 비디오테이프에서 확인됐다. 이것은 탈북자들이 아무 사고없이 일본인 학교에 진입했다는 일본 정부의 초기 공식 발표와는 상반된 것이다. 일본 탈북지원 단체인 `구하라, 북조선 민중/긴급행동 네트워크(RENK)'가 상영한 비디오테이프에 따르면 경비요원들은 주민영 씨로 보이는 여성과 남녀 어린이들을 밀쳐낸 뒤 문을 닫았으며, 한 요원은 여자 어린이가 망명요청 서한으로 보이는 서류를 주자 이를 정문 밖의 바닥에 내던졌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외교관은 중국인 경비요원들이 이들을 학교구내 밖으로 밀어냈다고 시인했다. 이 외교관은 교장이 이들에게 학교 구내가 외교 구역이 아니라고 설명한 뒤 일본 대사관에 연락을 취했으며, 10분후 도착한 일본 외교관들이 이들을 일본 영사관으로 데려갔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학생들이 하교중이었기 때문에 경비원들이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교관은 또 탈북자들이 아무런 저항없이 구내로 들어왔다는 일본 정부의 초기 발표는 부정확한 것이었다고 인정한 뒤 외교관들이 나중에야 교장으로부터 사건의 전모를 전해들었다고 덧붙였다. RENK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이들 탈북자를 지원했다면서, 지난 97년부터 중국에 머물렀던 이들은 강제북송될 경우 감옥에 가거나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일본 망명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한편 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일본 정부로부터 구체적 정보를 받고 그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국내.국제법과 인도주의 정신에 의거해 신병처리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지지(時事) 통신도 일본 관리들을 말을 인용, 일본 정부가 탈북자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중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민영씨 등 탈북주민 4명은 18일 오후 베이징의 일본인 학교에 들어가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었다. (베이징.도쿄 AP.dpa.교도=연합뉴스)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