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1회 생일(2.16)행사를 '선군사상' 고취와 체제결속의 기회로 활용했다. 올해 김 위원장의 행일행사는 지난해에 비해 규모면에서 더욱 커졌고 형식도다양화된 느낌이다. 1995년 2월 김 위원장 생일이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된 이후 행사의 종류가 꾸준히 증가, 90년대 평균 50여 건에 불가하던 것이 2000년대에 60여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80여건에 달했다. 지난 15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를 비롯해 북한의 고위 당.정 간부들과 청년학생들의 '백두산 밀영 고향집'과 '정일봉' 답사행군, 각지에 조성돼 있는 혁명사적지 답사활동, 연구토론회 등이 연이어 개최됐다. 또 150여 점의 사진들이 전시된 중앙사진전람회, 중앙미술전시회, 영화감상회,제7회 '김정일화 전시회',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등 문화행사는 물론 주요 예술단의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체육행사로는 수중발레와 '백두산상 국제피겨축전'이 열렸다. 행사의 내용면에서는 핵문제를 둘러싼 정세를 반영해 '선군사상'과 반미가 강조됐으며 체제결속을 위한 충성심 고취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였다. 중앙보고대회에서 전병호 노동당 비서는 보고를 통해 "우리는 선군사상에 기초한 당과 군대와 인민의 일심단결을 강화하여 정치사상 진지와 군사 진지를 다져야한다"며 "혁명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것은 공화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수호하며당의 선군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중요한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명록 인민군 총정치국장, 홍성남 내각 총리, 김일철 인민무력부장등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4일 '백두산 밀영'에서 개최된 '군(軍).민(民) 결의대회'에서 조 총정치국장은 '결의선창'을 통해 "우리는 김정일 동지의 선군사상과 선군영도를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그의 절대적인 신봉자, 견결한 옹호자, 철저한 관철자가 돼 결사옹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날로 악랄해지는 미제의 대조선 압살책동에 대처해 백년 숙적인 미제와 총결산할 견결한 반미의식을 굳게 가다듬어 예측할 수 없는 타격으로 침략자들을쓸어버릴 것"이라고 호언했다. 특히 올해는 핵문제로 인한 긴장국면 속에서도 설(음력설)을 '기본명절'로 지정,사흘간 휴무하고 정월 대보름을 크게 쇠도록 하는 등 명절 분위기를 조성한 후 이를생일행사까지 이어가도록 함으로써 '잔치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반미결전의지'를다졌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핵문제에 따른 긴장국면을 주민 결속과 충성심 고양에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민속명절 분위기 등을 띄워 주민들의 사기를 고취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 기자 d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