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 개발아젠다(DDA)농업협상을 위한 비공식 각료회의가 14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일본 도쿄(東京)에서 개최된다. WTO 회원국 가운데 25개국의 각료들이 참여하는 이번 회의는 특별한 합의를 도출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오는 3월로 예정된 농업협상 세부원칙(modelity)의 확정시한을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참가국간 탐색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번 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과 호주 등 농산물 수출국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농산물 수입국들이 지난해 3월 도하 협상 개시 이후 보여온 입장차이를좁힐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협상 양대축중 하나인 미국은 협상초기부터 모든 농산물의 수입관세가 25%를 넘지 않도록 관세상한선을 정하고, 보조금도 5년 동안 96-98년 평균 농업 총생산액의5% 수준으로 낮추자는 방안을 제시하며 농산물 수입국들을 압박해왔다. 반면 EU는 94년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때와 같이 각국의 농업여건을 고려해 농산물 관세를 36% 감축하되 품목별 최소 감축률은 15%로 하고 농업보조금은 55%감축, 수출보조금은 45% 감축할 것을 제시하며 팽팽히 맞서왔다. 도쿄의 외교소식통은 "이번 각료회의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기는 힘들다"며 "각국이 협상의 룰을 정하기에 앞서 기세싸움을 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EU 등과 함께 이번에도 보조를 맞출 예정이다. 한국측은 현재 200% 이상의 고율관세가 부과되는 참깨(665%), 보리(342%), 마늘(380%),옥수수(346%), 감자(321%), 고추(285%) 등 100여개 품목에 대한 관세인하의 충격을줄이기 위해 노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WTO 회원국들은 2월 24-28일까지 농업협상특위를 열어 농업협상 1차 초안에 대한 이견조율을 시도하며, 3월 25-31일까지 특위를 다시 개최해 세부원칙을 최종 확정한다는 시간표를 마련해 놓고 있다. 각 회원국은 세부원칙에 의거해 내년 9월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되는 제5차 WTO각료회의 전까지 분야별 이행계획서를 작성,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농업협상에서 수출국과 수입국의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맞물려있는데다, 이라크 정세로 인한 서방진영의 갈등 양상으로 3월말까지 세부원칙이 마련될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비관적 시각도 없지 않다. WTO 회원국들은 지난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각료회담을 열고 뉴라운드협상에 착수키로 합의한 바 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