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 2선후퇴 의사를 밝힌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2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서청원(아호 일송) 후원회' 미국 지회인 `일송회(一松會)' 초청으로 이뤄지는 이번 방미기간에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지회 사무실을 차례로 방문해 대선결과와 한미.남북관계 등을 놓고 회원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그는 약 2주간 미국에 머물면서 대선 피로를 풀고 향후 정치구상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서 대표는 그러나 귀국한 후에도 대표직 수행은 하지 않고 자신이 지명한 박희태(朴熺太) 대표권한대행을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어떤 일이 있어도 당이 분열하는 상황이 있어선 안된다"는 입장아래 `국민속으로'를 비롯한 당내 개혁세력과도 활발한 접촉을 가질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서 대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것은 귀국시점이 한나라당의 차기 당권경쟁이 본격화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데 있다. 그가 대선과정에서 나름의 지도력과 돌파력을 보여주면서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와의 신뢰관계는 물론 독자적인 지지의원 그룹이 생길 정도로 큰 세력을 형성, 차기당권의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진들외에 차기당권 불출마를 선언한 일부 최고위원들조차 "당 사정을 감안할 때 능력이 검증된 화합형 지도자가 당을 맡는 게 바람직하다"며 서 대표를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에 대한 반발기류도 만만치 않다. 최병렬(崔秉烈) 김덕룡(金德龍) 강재섭(姜在涉)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은 물론 개혁파 의원들도 "불출마 선언을 해놓고 뒤늦게 참여하려 한다면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다"고 가세하고 있다. 특히 최근 당내 보혁갈등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 대표의 향후 행보는 한나라당의 재정비와 진로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