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30일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 설 특집 SBS TV '한선교와 정은아의 좋은 아침' 녹화방송에 출연했다. 고양시 일산 SBS 스튜디오에서 녹화된 이 프로그램은 31일 오전 방영된다. 노 당선자 부부는 한복을 차려입고 출연해 판사, 인권 변호사를 거쳐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당선자의 인생 역정과 대통령 당선후의 변화된 생활, 부부생활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밝혔다. 노 당선자는 권 여사와의 첫 키스 추억 등 연애시절을 소개할 때 특유의 솔직담백한 표현을 사용하고 부인과 농담을 주고 받아 여러차례 방청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당선자는 평소 좋아하는 가요 `작은 연인들'의 앞부분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노 당선자는 "대통령 당선자가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것이 자유롭지 않은 시대가 있었다"며 "점차 대통령 자리의 높이가 열리고 (대통령이) 시민들 높이 만큼 내려온다. 저는 조금 더 낮출려고 한다"고 `겸손한 대통령'을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사법시험에 합격했을때 새로운 날개를 달았던 느낌이었는데 대통령에 당선되니까 짓눌려있던 부담을 벗은 것 같아 가볍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시험에 합격하자 평소 자존심 때문에 나에게 몸을 기대지 않던 부인이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당시를 회상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노 당선자는 "2000년 4.13 총선을 1년 앞두고 부산으로 가기로 결심했다"며 "당시 명분이 있고 마음이 떳떳하고 대통령도 한번 바라 볼 수 있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5공 청문회와 관련, 그는 "당시에는 분노를 가지고 이야기 한 것이고 지금보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청문회가 없었으면 대통령 당선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이후 생활 변화상에 대해 노 당선자는 "내가 엉덩이가 무거워 자리에 앉으면 중간에 일어날 줄 몰랐는데 후보가 된 이후에는 일이 있어 중간에 일어난다" "경호때문에 자유가 없다" "목욕탕은 참 좋은곳인데 자유를 하나 뺏겼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노 당선자는 부인 권 여사에 대한 호칭과 관련, "밖에 나오면 아내로 보이고 집에 가서 기분 나쁘면 마누라로 보인다"고 말해 폭소가 터져나왔다. 부부사이의 중요한 가치에 대해 권 여사는 신뢰를 강조했고 노 당선자는 "느낌을 좋게 만들기위해 노력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녹화방송에는 노 당선자의 성대 묘사로 화제를 모으고 있어 당선자가 기회가 닿으면 만나고 싶다고 밝힌 개그맨 김상태씨가 출연, 당선자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노 당선자는 이 자리에서 "맞습니다. 맞고요"라며 특유의 화법을 구사하기도 했다. 노 당선자는 며칠전에 김씨가 출연한 TV 프로그램을 직접 봤다면서 "경상도 억양을 맞추기 어려워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또한 당선자와 얼굴이 닮아 화제가 된 김연규씨, TV 방송연설에 출연한 `자갈치아지매' 이일순씨 등이 방청객으로 출연,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