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대선과 재검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차기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어 갈 대표대행을 30일중 지명하고 자신은 사실상 대표직을 사퇴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3월 중순께로 예상되는 전당대회까지 대표대행체제로 전환되며, 대행에는 지명직 최고위원인 이상득(李相得)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대표는 29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내달 2일부터 2주일여간 국내를 비우게 돼 불가피하게 최고위원들과 협의를 거쳐 대표 직무대행을 임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대선 패배와 재검표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다른 최고위원들과 협의를 거쳐 대표대행을 지명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대표직 사퇴는 당헌.당규상 근거가 없는 만큼 이를 선언하는 형식은 아니다"고 밝혔다. 서 대표가 갑작스럽게 대표대행 지명방침을 밝힌 것은 당내 개혁모임인 `국민속으로'를 비롯, 의원 상당수가 최근 대선 패배와 재검표 결과에 따른 인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당 정체성과 개혁노선을 둘러싼 보혁갈등이 첨예화되는 가운데 최병렬(崔秉烈) 김덕룡(金德龍) 강재섭(姜在涉) 박근혜(朴槿惠) 의원 등의 당권 경쟁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 대표는 내달 2일 개인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며 30일 하순봉(河舜鳳) 김진재(金鎭載) 박희태(朴熺太) 이상득(李相得) 최고위원들과 협의, 대표대행을 지명할 계획이다. 그러나 다른 최고위원들은 "서 대표가 대표직 사퇴 의사를 피력하면 다른 최고위원들도 도의상 물러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당이 완전 공백상태가 돼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대표대행 지명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서 대표는 지난 27일 저녁 최고위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대표대행 지명 의사를 밝히면서 최고위원들 중 연장자이며 임명직 최고위원인 이상득 최고위원에게 대행을 맡기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