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핵문제나 주한미군 철수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한국의동맹관계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양국 관계와 동북아 지역내미국의 이익을 위해 주한미군의 유지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서울은 새 동맹관계를 기대한다'라는 제목의 지난 23일자 서울발해설기사에서 최근 존 볼튼 미국무 차관이 북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상정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하자 한국의 관리들이 이를 곧 부인하는 등 지난 50여년간에 걸친 한-미 관계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주한미군 철수라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계획수립에 관해 언급하는 등 그동안의 금기를 깨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는 징후들이 늘고 있다는 것. 신문은 지난 수 주일간 서울에서 나온 이같은 발언들이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역내 외교관계에 재집중하려는 한국의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략국제문제센터(CSIS)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커트 캠블 전 미국방부 부차관보는 "미국방부내에서 (한국내) 우리의 존재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관한 준비가진행중이라는 보도들이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어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일본을 포함한 3국간 동맹관계에서 항상 하위급 파트너로 인식돼온 데 대한 불만때문에 한국이 문화적 유대가 깊은 중국과 관계를 보다 강화하는 계획을 추진해왔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게다가 노 당선자가 유럽과 같은 형태의 지역내 경제공동체 또는동맹을 창설하는 구상을 추진하면 이 구상에 북한이 포함될 것이며, 이 경우 핵문제해결을 위해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정책은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는 "햇볕정책 이후 북한에 대한한국인들의 인식 변화와 중국에 대한 인식 변화 등 2가지 문제에 있어 `패러다임의변화'가 진행돼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워싱턴 소재 조지타운대의 한국전문가인 빅터 차 교수는 "이는 역사를잘못 인식한 것"이라며 "한-미-일 관계는 한국의 발전을 위한 승리 전략이다. 현재한국인들은 자신감에 차있어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지만 국내 제도가 투명하거나 안정적이지 않은 중국에 보다 의존하려는 것은 안이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미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대해서도 주한미군이 단순한 전쟁 수행을 넘어서 북한의 공격에 대한 억지효과가 있다며 주한미군의존재가 역내에서 특히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