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25일 오후(한국시간 25일 밤) 제33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다보스포럼)에 참석중인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의원을 통해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에게 북한 핵문제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노 당선자는 파월 국무장관에게 북한 핵문제는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정 의원이 전했다. 정 의원은 다보스 시내 파월 국무장관 숙소에서 양측 통역자만 배석시킨 가운데25분간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현재 여러 채널로 진행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위한 외교적 노력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노 당선자의 특사자격으로 24일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북한 재건계획(가칭 북한판 마샬플랜) 추진계획에 관해 설명했으며 앞으로 "유용한 아이디어를 서로 교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파월 국무장관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특사의 회담 의제에 관심을 표시했으며 이에 정 의원은 임동원(林東源)특사가 논의할 의제에 북핵문제가 포함될 것이며 북한의 특사 수용은 북핵문제에 있어 한국을 배제하자는 기존 입장에서 다소변화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파월 장관은 지난 94년 제네바에서 채택된 북.미 기본합의서에 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문제에 관해 실용적인 해결책을 모색해보자"고 말했다. 정 의원은 면담후 한국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파월장관이 언급한 실용적인 해결책 모색이 중단된 대북중유 공급 및 경수로 건설지원 또는 에너지 제공 등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파월 국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노 당선자로부터 전화를 통해 메시지를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당선자측의 핵심 인사가 미 행정부의 북핵 정책관련 고위인사와 공식적으로만나 북핵문제를 협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의원은 파월 장관 면담에 이어 도널드 에번스 미 상무장관과 만나 새정부의경제정책 방향과 양국 관계 증진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정 의원은 한.미 양국의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는 한국의 경제발전과 번영에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에번스 장관도 한.미 관계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공감을 표시하고 테러와의 전쟁 등을 비롯한 한국의 국제적 지원에 사의를 표명했다. 정 의원은 다보스포럼 개막 나흘째인 26일낮 토미 톰슨 미 보건장관과 만나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선거 지원 등 양국의 공동관심사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정의용(鄭義溶)주제네바 대사는 전했다. (다보스=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