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특사로 방북하는 이종석(李鍾奭) 대통령직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위원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해온 대표적인 개혁성향 소장학자이다. '조선로동당연구' 등 저서에서 보듯 북한통인 이 위원은 통일외교안보분과 간사인 윤영관 서울대 교수, 상지대 서동만 교수 등과 함께 북핵문제, 남북관계, 한미관계 등에 대한 노 당선자의 입장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노 당선자가 후보시절부터 대북관계와 관련한 많은 조언을 해왔고, 북핵문제가 불거진 뒤로는 관련 태스크포스팀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해법 마련에 골몰해왔다. 이 위원은 북핵개발 불인정,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라는 노 당선자의 북핵 문제 접근 3원칙을 정립하는 데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위원이 당선자측을 대표해 방북하게 된 것은 그가 주체사상과 조선노동당 등북한문제, 남북관계를 공부한 전문가로서 북핵문제의 대화해결 원칙, 유연한 대북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당선자와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 북한에 당선자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또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때 수행팀에 참여하는 등 현 정부의 대북정책 집행과정에 참여했고 지난 95년부터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으로, 2002년부터는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으로 각각 활동해온 경험도 고려됐다. 때문에 이 위원의 방북은 노무현 정부가 김대중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대북관계에서 오히려 더 유연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이 위원은 북핵 문제에 대해 노 당선자와 마찬가지로 핵개발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협상용 카드'라는 인식이 강하며 아울러 북한을 주적으로 설정하는 것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라는 시각을 가졌을뿐 아니라 미국의 패권주의적 발상을 때때로 강하게 비판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경기 남양주(44) ▲성균관대 행정학과, 정치학박사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 연구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