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대북특사가 평양에 파견됨에 따라 북한에 전달될 노무현(盧武鉉) 당선자의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특사는 기본적으로 현정부에서 파견하는 것이지만 잔여 임기가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기정부를 대표하는 노 당선자측의 이종석(李鍾奭) 인수위외교통일안보분과 위원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북한은 앞으로 카운터파트가 될 노 당선자측의 메시지에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노 당선자측은 "이번 특사는 김 대통령의 특사인 만큼 노 당선자의 친서는 전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특사단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층을 면담하는 과정에 노 당선자의 메시지가 어떤 형태로든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특사방북은 간접적인 형태이긴 하지만 노 당선자와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에 '첫 대화'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 당선자는 우선 북한 핵개발 문제가 당면 최대현안이라는 점에서 북한측에 핵문제 해결을 위한 구상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당선자는 북핵파문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최대요인라는 점을 지적하고 ▲북한 핵개발 불인정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해결 ▲남한의 적극적 개입▲핵포기시 체제안전 보장과 대규모 경제지원 등 4대 원칙을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체제보장 및 대북지원과 관련,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 경우 미국측에 서면으로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토록 설득하고 북한의 개혁.개방정책을 적극 지원할 것임을 약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24일 노 당선자 특사로 다보스포럼에 참가중인 민주당 정동영(鄭東泳)의원이 한반도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과감한 '북한재건계획'(북한판 마셜플랜)을준비중임을 밝혀 주목된다. 정 의원은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만약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다른 안보상의 우려 요인을 제거한다면 북한은 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언급한 `북한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보상'에는 중유 등 에너지 지원은 물론, 경의선 연결 및 시베리아.중국 횡단철도 연결, 한반도를 관통하는 시베리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일본까지 연결, 개성공단 사업 및 비무장지대내 남북공동경제구역 건설 등을 비롯한 남북경협 지원 등이 포함된 것이라는 게 정부 및 인수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노 당선자는 또 특사를 통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및 제2차 정상회담의 조속 개최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특히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여의치 않을 경우 노 당선자가 먼저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노 당선자는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건이 맞으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와함께 노 당선자측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4자회담'을 재개하거나 남북한과 미.일.중.러 등 주변 4강이 참여하는 '2+4'형식의 6자회담이나 다자회담 개최도 제의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도 노 당선자는 특사를 통해 차기정부에서도 현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계승.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다짐하고 한반도 긴장해소와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의 공동노력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