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23일 자신이 심혈을 기울였던 국회법 개정안이 처리된 데 대해 "앞으로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국회를 살펴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입법부다운 입법부'를 위해선 국회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갖고 여야 의원들과 수시로 접촉, 설득노력을 기울이는 등 국회제도와 운영개선에 앞장 서왔다. --국회법 개정에 주도적 역할을 했는데. ▲통과 방망이를 치고 내려오면서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한(恨)처럼 쌓여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완결로 생각하지 않는다. 작은 발걸음일 뿐이다. 국회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전문성을 살려 입법부다운 입법부가 될 수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국회가 대정부질문을 한다고 하면서 욕이나 하고 루머나 양산해서야 되겠는가.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이는데. ▲과거에는 대통령이 국회의장을 임명하는 바람에 독자성이 없었다. 나는 대통령이 지명한 의장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입법부와 행정부는 상호견제와 균형을 유지해야 하고 노 당선자는 권력분립 원칙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일전에 노 당선자를 만났을 때도 "나는 사심없이 일한다, 잘하면 도와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국회법 처리후 앞으로 국회 개혁 방향은. ▲국회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국회내에 연구소를 설립하는 게 시급하다. 의원들은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의원들에 대한 입법 보조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앞으로는 전문위원들의 검토보고서를 1주일전에 작성토록 하고 정부 법안도 디스켓으로 제출토록 할 생각이다. --의장 임기만료 뒤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나. ▲또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면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만약 한나라당에서 날치기를 해달라고 하면 어떤 입장을 취할 수 있겠는가. 중립적인 의장이 되려면 정치를 접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6선까지 한 사람이고 가족회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다. 일부에선 전국구로출마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곡해하는데 더 이상 욕심이 없다. 성공한 영화는 라스트신이 좋아야 한다. --입법부 수장으로서 내각제 개헌에 대한 견해는.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시기에 개헌 운운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잘못된 것이다.그러나 노 당선자가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면 자연발생적으로 내각제가 부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 주기를 맞춰야한다는 입장이다. 노 당선자 취임 14개월 뒤면 총선이 실시된다. 제대로 개혁을 할수 있겠는가.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