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을 작전구역으로 하는 미7함대 소속 항공모함 키티호크가 최근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젤엔진이 장착된 항모중 최대급(만재시 배수량 8만1123t, 길이 318m, 폭 39m)인 키티호크는 80여기의 함재기와 2천t이 넘는 공중 및 지상발사 미사일, 유도무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98년 8월 인디펜던스호를 대체해 요코스카항에 배치됐다. 23일 미 군사 전문지인 성조지 보도에 따르면 키티호크는 지난 20일 시험항해를 위해 요코스카항을 떠났으며, 금주 말께는 수개월간 걸릴 본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공해상으로 나갈 예정이다. 성조지는 미 해군은 키티호크의 향후 이동계획에 대한 공식 언급을 피했다면서 이번 항해가 이라크전의 일환이거나 핵 위협을 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성조지는 그러나 이라크전에 5개 항모 전력을 파견할 게 확실시 된다는 일부 보도를 들어 이라크전 관련 임무에 무게를 두면서 키티호크가 이라크전에 동원될 경우항모 칼 빈슨호가 키티호크의 종전 임무를 대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 신문은 하와이 동서센터의 아시아 지역안보 전문가인 쉐일라 스미스씨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키티호크를 서 태평양지역에서 빼내는 것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에 관심이 없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스미스씨는 "미국은 93∼94년의 북한 핵 사태때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전단을 서태평양 지역에 추가 배치했었다"며 "이번의 메시지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미국은 2001년 10월 아프간 군사공격에 키티호크를 동원하는 동안 한반도에서의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알래스카에 주둔하던 1개 대대급 F-15 공군전력을 한반도에 배치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의 한 소식통은 "이라크전이 발발하더라도 한반도에 대한 미군의 군사대비태세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키티호크 이동에 따른 추가 전력 배치에 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기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