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에 동시 개최된 남북간 3개 회담 가운데 적십자 실무접촉이 이산가족 상봉 일정 등에 합의하는 등 성과를 거두면서 22일 개막된 경의.동해선 철도. 도로 연결을 위한 실무협의회 2차 회의 결과도 기대된다. 북한이 먼저 회의 개최를 제의해온데다 핵파문 이후 북측이 '민족공조'를 강조하면서 남측과의 각종 회담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남측 대표단 관계자는" 북측은 남북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교류협력 사업의 잇따른 성사가 핵문제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정세를 호전시키고 미국과의 벼랑끝 외교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경의. 동해선 연결을 위한 2차회의 개최를 제의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요 의제 조율 = 남측 대표단은 이번 회의에서 북측에 경의선 철도 연결 목표시한을 2월까지 못박자고 요구했다. 지난해 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연말까지 진즉 연결했어야 할 경의선 철도가 아직까지 이어지지 못한 것은 유엔사와 마찬가지로 북측도 민간인의 군사분계선 통과문제와 관련, 고집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밀어 붙이면서 시한내 철도연결을 완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임시도로 개통이 이뤄져야 하고 자재.장비 지원문제, 열차통행합의서가 채택돼야 한다는 논리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북측은 경의선 철도 연결공사가 완공되지 못한 것은 유엔사측이 군사분계선 통과에 대해 사사건건 딴지를 걸고 나왔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우리측의 전진적인 태도는 받아들이면서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현안에 대해 다소 양보적인 자세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관건은 북측 대표단이 군사분계선(MDL) 통과문제에 대해 북측 군사 당국과의 사전교감이 있었느냐 여부다. 군사당국간 사전조율이 있었다면 회담 의제 조율은 그리 어렵지 않은 문제가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진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전망 = 북한 대표단은 지난주초 우리측에 먼저 이번 회담을 열자고 제의해왔다. 대부분의 남북회담이 우리측에서 먼저 제의했고 이를 북측이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식으로 열렸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측 대표단이 상당한 사전준비를 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회담과 거의 동시에 열린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면회소 착공과 이산가족 상봉 일정까지 합의한 것과 장관급회담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양측 대표단은 지난해 9월 1차회의와 마찬가지로 구성원이 바뀌지 않은 채 여러차례의 접촉을 통해 호흡이 잘 맞는 사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의 한 요인이 되고있다. 어느 누구보다 양측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철도.도로 연결의 실무 문제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라 뜸들일 필요없이 곧바로 남은 현안을 논의할 정도다. 회담 실패 가능성을 점치게 할 만한 요인도 있다. 바로 양측 군사당국간의 군사분계선 통과 문제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군사분계선 통과 문제에 대해 북측은 아직 유엔사측과 갈등을 풀지 못하고 있다. 정전협정을준수한다는 것과 경의선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지점이 비무장지대의 일부라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통행시 명단을 통보하는 문제와 통행합의서에 이같은 문구를 넣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양측 사이에 완전한 형태의 통행보장 합의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회담에서 다룰 철도.도로 연결실무 현안에 대한 합의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로 볼수 있다. (평양=연합뉴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