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총리 지명자는 박정희 정권 때부터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권은 물론 노무현 정권에까지 6개 정권에 걸쳐 계속 요직에 중용되는 진기록을 갖게 됐다. 그는 지난 38년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61년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투신했다. 75년 37세의 나이로 전남도지사에 임명돼 최연소기록을 세웠다. 79년 10·26 직후 최규하 대통령시절 청와대 정무수석도 지냈으며 5공 출범 직후인 81년에는 42세의 나이로 교통부장관에 발탁됐다. 이후 전두환 대통령시절 농수산부장관(82년) 내무장관(87년)을 지냈고 노태우 정부에서 서울시장을 역임했다. 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국무총리에 기용됐고 98년 지방선거 때는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로 서울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98년 서울시장 선거 때는 민주당 여론조사 결과 노무현 당선자가 고 지명자를 근소하게 앞섰으나 청와대가 '당선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노 당선자에게 양보를 요구하자 노 당선자가 이를 흔쾌히 수용한 적이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