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 적십자회담 제3차 실무접촉이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 규모와 북측의 '3월초 면회소 착공, 3월 중순 이산가족 상봉' 주장에 막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21일 "북측이 애초 연건평 2만평 규모 면회소 건설을 주장하다 2차 실무접촉에서 1만5천평 규모로 짓자는 수정안을 내놓았으나 이번에는 2만2천평 규모 면회소 건설을 다시 주장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측은 '3월초 면회소 착공, 3월 중순 이산가족 상봉' 안을 제시해왔다"며 "이는 남측이 2만2천평 규모 면회소 건설에 동의해야 이산가족 상봉도 할 수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남측 대표단은 "1천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2천300여평 규모로 면회소를 짓되, 북측이 원할 경우 상봉사업이 확장되는데 따라 면회소 규모를 늘려 짓는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측 대표단의 이런 입장은 지난해 12월 17일 2차 실무접촉에서 원칙적으로 합의한 설(2.1)을 계기로 한 6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면회소 건설과 별도로 치르고 상봉 규모 확대 여부에 따라 면회소 규모 확대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 남측은 기존 100명 규모로 치러지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200∼300명 규모로 늘리고 2001년과 2002년에 이뤄진 생사.주소확인과 서신교환도 재개하는 한편, 전쟁시기 납북자 생사.주소확인도 3월중에 200∼300명 규모로 실시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측이 이번 접촉에서 진전된 수정안을 제시하는 대신 2만2천평 규모의'종합센터' 개념의 면회소 건설을 고집한 데다 면회소 착공 이후에야 6차 이산가족상봉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고집함에 따라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상봉 규모 확대 등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비가 2천억원에 이르는 면회소를 지어줄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다른 회담 관계자는 "북측이 면회소 건설에 필요한 자재나 장비가 어느정도 금강산에 들어온 뒤에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고 제시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타결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 만큼 (21일 밤 협상을) 좀 더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한편 남북 양측은 회담 마지막날인 22일 오전 공동보도문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남측 대표단은 보도문이나 합의문 발표 없이 설봉호 편으로 속초로 귀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