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제16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한달이지난 지금 승리를 구가하기 보다는 정당개혁과 신.구주류의 세력교체에 따른 진통을겪고 있다. 대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지도체제 개편과 당개혁, 향후 진로설정 등을 놓고 논란과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친노와 반노, 비노 그룹으로 갈려 내분을 치른 후유증이 대선 이후까지 이어져 급기야 소속 의원들을 공신과 역적으로 나눈 `살생부'까지 나도는 흉흉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대선 사흘만인 지난달 22일 조순형(趙舜衡) 신기남(辛基南) 의원 등 강경개혁파23명이 당의 발전적 해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면서 신호탄을 올린 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친위그룹을 중심으로 한 신주류가 급부상했다. 지난 16일 출범한 `열린개혁포럼'에는 신주류 의원 61명이 가입함으로써 `당내당'으로서 새로운 구심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도체제 개편과 중앙당 축소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 개혁특위가 출범하면서 한화갑(韓和甲)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는 무력화됐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동교동계 해체 지시로 구주류의 영향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열린개혁포럼은 국회의원 후보 선출시 지역주민 경선제를 도입하고, 대표 및 최고위원제를 폐지해 지역 대표들로 구성되는 집행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구주류의 퇴조에도 불구, 아직 신주류가 확고한 주도권을 장악하지 못한권력이동기의 과도성 때문에 개혁이 속도감있게 진행되지는 못하고 있다. 16대 대선 승리가 `노무현의 승리'인지, `민주당의 승리' 인지를 놓고 논쟁이벌어지면서 지난 15일 광주에서 개혁특위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선 한 대표의 사퇴를요구하는 노사모 회원들과 당원들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개혁특위는 내달 6,7일께 개혁방안을 제시할 예정이지만 지도부 교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당개혁에는 당내 모든 의원이 공감하고 있지만 방법론을 놓고 갈등과 대립 양상을 보여 힘든 한달을 보냈다"며 "새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체제로 전환해야 할 중요한 시간을 대선과정에서의 역할과 공과를 둘러싼 분쟁으로 허비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