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17일 주한 미상공회의소와 주한 EU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조찬 간담회에 참석,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한 외국상공인들과 각국 대사 등 8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으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임채정(林采正) 위원장, 문희상(文喜相)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조찬에 이어 연단에 오른 노 당선자는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기쁘고 놀랐다.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뒤 "이렇게 많이 모이신 모습을 보고 제가 아주 중요한 사람이 됐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자아냈다. 노 당선자는 노사문제와 관련, "내 스스로 투쟁가가 아니라 조정자로서 능력이 있다고 믿고, 그렇게 노력해 왔다"면서 "대통령도 되고 했으니 훌륭한 조정자로서 솜씨를 내보여야 겠는데 그럴 만큼 심각한 노동투쟁은 없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자 지속적인 대화노력을 강조하면서 "북한 문제에 너무 걱정하지 말고 사업을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한데 이어 `전쟁가능성'을 언급한 언론보도에 대해 "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보도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는 또 "여러분과 우리 국민은 `한국호'라는 한배에 타고 있는 공동운명체"라며 "저는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일했으며, 그 이전에는 요트를 즐겼으므로 선장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제프리 존스 주한 미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은 질문에 앞서 능숙한 한국말로 "당선자께 이런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오늘 말씀 속시원하다. 감사하다"고 말했으며, 윌리엄 오벌린 주한 미상공회의소 회장은 "우리 회원들이 합심해 노 당선자를 지원하겠다"면서 "이 자리를 계기로 긴밀한 관계를 위한 새출발을 했다"며 폐회사를 대신했다. 한편 이낙연(李洛淵) 당선자 대변인은 "오늘의 조찬 간담회 연설과 일문일답을CNN이 45분간 전세계에 생중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