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이후 연일 언론매체를 통해 "조선이 없는 지구는 깨버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강박에는 강타로, 응징에는 징벌로'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조선이 없는 지구는 깨버려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의지"라고 역설했다. 이 신문은 또 13일 `용서치 않는다'라는 제목의 정론을 통해서도 "조선이 없는 지구는 깨버려야 한다는 우리의 배짱맛이 진짜 어떤 것인가를 그렇게도 맛보고 싶으면 지금보다 더한 별의별 미친 짓을 다해도 좋다"고 미국에게 경고했다. 북한에서 이같은 주장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93년 NPT 탈퇴 선언 이후다. 탈북자들은 이 발언의 진원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며, 북한은 이같은 사실을 주민들에게 굳이 숨기지 않고 오히려 공개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평양 연못동의 `3대혁명전시관'내 `군사관'에는 김일성 주석의 "우리 김정일 동지는 장군 중의 장군입니다"라는 교시현판이 전시돼 있는데 안내원들은 참관객에게 김 주석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김 주석은 당시 북한 핵문제로 한반도 정세가 긴장되자 김 국방위원장, 각 군단장, 병종 사령관 등 군 고위간부들과 회의를 열고 미국의 대북공세에 관한 논의를 하던 중 "만약 전쟁에서 진다면 어떻게 하는가?"고 질문했다. 군 간부들은 "전쟁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약속이나 한듯이 한 목소리를 냈지만 김 주석은 "이기면 좋다. 그러나 만약 진다면 어떻게 하는가?"고 재차 물었다. 군 간부들이 잠시 머뭇거리면서 대답을 못하자 김 국방위원장이 일어나 "조선이 없는 지구는 필요가 없습니다. 지구를 깨버려야 합니다"라고 단호히 대답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그 말에 김 주석은 크게 감명받아 "나는 오늘 또하나의 장군을 갖게 된데 대해 매우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북한당국은 `3대혁명전시관' 참관객에게 뿐 아니라 사상교양을 위한 강연 등에서도 김 국방위원장의 이같은 발언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주민결속을 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