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8일 대통령 정치고문에 김원기(金元基) 민주당 고문, 청와대 비서실장에 문희상(文喜相) 의원, 정무수석에 유인태(柳寅泰) 전 의원을 내정함으로써 청와대 정무파트 인선을 사실상 매듭지었다. 노 당선자는 청와대 비서실을 정무파트와 정책파트로 역할을 분담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조만간 정책파트에 대한 인선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조각에앞서 청와대 비서실 진용을 완비하겠다는 것이 노 당선자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무총리, 당 대표 등으로 거론됐던 김원기 고문을 대통령 정치고문격으로함께 청와대에 들어갈 것임을 분명히 함에 따라 차기 내각과 당 지도부의 윤곽도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청와대 정무파트 인선은 철저하게 노 당선자와 정치적 노선을 함께 해온인물들로 꾸려졌을 뿐아니라 여소야대 정국에서 원만한 대야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인선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 고문은 과거 국민통합추진위원회(통추)의 대표로서 노 당선자와 오랫동안 깊은 유대를 맺어왔으며 민주당 국민경선 초반 노 당선자 지지를 공개 표명한 이후 대선가도의 온갖 굴곡을 노 당선자와 함께 헤쳐온 당선자의 정치적 후견인이다. 노 당선자가 `정치적 사부'라고 말할 정도로 깊은 신뢰를 표시해온 김 고문은민주당 정치개혁특위 위원장도 맡고 있어, 향후 노 당선자의 정치개혁 구상을 구체화시키는 핵심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문 의원의 비서실장 내정은 야당과 말이 통하는 정치인을 임명하겠다는 노 당선자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원만한 성품으로 평소 당 내외에 친교범위가 넓으면서도 정치개혁에 뛰어난 전략마인드를 갖춘 문 의원은 노 당선자의 중.대선거구제 구상 등을 실현시킬 적임으로 꼽혀왔고, 그가 평소 주장해온 `민주세력 연대론'이 현실화될 지도 주목거리다. 특히 문 의원의 비서실장 내정은 정치권과의 관계나 정치현안을 조정할 수 있는`정무형 실장'을 기용하겠다는 노 당선자의 의중이 가시화된 것으로 보여 새 정부의대 정치권 창구로서 활동 반경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무수석을 맡게될 유 전 의원도 `통추' 멤버로 노 당선자의 뜻을 누구보다 훤히 읽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난 8.8 재보선때 노 당선자의 강력한 권유로서울 종로구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노 당선자는 내정 전날인 7일 문 의원과 유 전 의원을 당선자 집무실로 불러 청와대 개편 구상과 향후 비서실장, 정무수석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자신과 이들의 뜻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서실장 보다 비중있는 인물이 청와대에 존재하는 것은 일사불란한 지휘체계에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향후 청와대 비서실의진용과 역할 분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