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8일 새 정부의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에 문희상(文喜相) 의원, 정무수석에 유인태(柳寅泰) 전의원을 각각 내정하고 이를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노 당선자는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집무실에서 임채정(林采正) 인수위원장, 신계륜(申溪輪) 비서실장, 김한길 기획특보, 이 대변인 등과 함께 일일보고회의를 가진 끝에 일부 언론에 보도된 이런 인사내용을 최종 확인했다. 노 당선자는 전날 두 당사자를 집무실로 불러 인선문제를 협의했다. 그러나 문희상 의원은 이날 공식발표전 "어제 노 당선자와 비서실 기능 등에 대해 1시간 가량 얘기했으나 내정 사실은 통보받지 않았고 다만 `적임자 1명을 추천해달라'는 말씀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자는 비서실장의 경우 여야를 두루 아는 정무형으로 하고, 유인태 전의원에겐 정무파트를 맡기겠다고 했다"고 소개하고 "비서실장은 시간을 두고 발표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노 당선자는 당초 유인태 전의원의 내정사실만 발표하고 문 의원에 대해서는 당선자 특보 등을 거쳐 인선안을 매듭지으려 했으나, 이날 일부 언론에 먼저 보도되는 바람에 함께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문 의원은 "비서실장을 하게 되면 의원배지를 뗄 용의가 있다"면서 "비서실장으로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말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낙연 대변인은 비서실장 조기인선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중대 선택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며, 팀플레이도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 특정신문에 관련 내용이 먼저 보도된 데 대해선 "의도적 흘리기는 아니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당선자는 비서실장이 국회와의 관계, 정당과의 관계에서 정무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정무형 비서실장' 원칙을 밝혔다. 이어 김원기(金元基) 민주당 개혁특위위원장의 대통령 정치고문 기용설에 대해 그는 "어떤 이름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당선자가 김 위원장에게 정치적 문제에 대해 자문하는 일은 계속될 것이고, 어떤 이름이건 (직함이) 공식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