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재확인하고 신주류측의 조기전대 요구에 대한 수용입장을 밝힘으로써 자신의 표현대로 '권력재편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내가 주도하는 전대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해 전대까지는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못박아 신주류 일부 강경파의 즉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특히 선대위의 조속 해체를 요구하면서 "선거가 끝나자마자 누구를 어느 부류에 넣어 매도하는 발언이 나오는데 개혁적이라는 사람중 나보다 깨끗하고 정직하게 정치했으며 민주화 투쟁을 위한 희생에서 나보다 앞선 사람이 있는지 말해보라"고 '인적 청산론'에 강력 반발, 간담회장엔 한때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이날 한 대표의 입장표명은 `정치 현실'을 인정, 권력재편에 순응하면서도 명예로운 퇴진 보장을 신주류측에 공개요구한 셈이다. 한 대표는 "당 개혁은 정치전반 개혁의 일환인 만큼 여야간 빨리 협상,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나는 과거 노무현(盧武鉉) 후보에게 팽(烹) 당해도 당을 지키겠다고 한 사람인 만큼 당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민주당의 뿌리'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면 출마할 것인가. ▲지난주 노 당선자를 만났을 때 지도부 개편 문제가 나와 지도부를 개편하려면 전당대회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선자가 `한 대표가 사퇴하고 전대에 다시 나오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 `그런 방법도 있지만 내가 개혁안을 만들고 또 내가 (전대에서) 1등하겠다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불출마한다는 것인가. ▲당 개혁안을 만들고 그 개혁안에 따라 전대가 열릴 경우, 중립적 입장에서 전대를 치러야 하는 입장이다. 내가 주도하는 전대엔 안 나가겠다. --전대 시기는. ▲전대시기는 특위에서 개혁안을 만들어 정해지는 것이다. --조기 전대에 반대안하나. ▲그렇다. --간담회 모두에서 임기가 2004년까지라고 했는데. ▲원칙적인 얘기를 한 것이다. 자리에 연연해 하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 --개혁특위 구성은 대표가 주도하나. ▲당에서 하는 것이니 대표가 주도해야죠. --특위 인선을 노 당선자측과 협의하나. ▲정치는 정치적 현실이 중요하다. 당정분리로 돼 있지만 당선자측 의견을 수렴하는 게 순리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