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리모델링' 급물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차기 당권불출마 및 조기전대 수락 입장을 밝힘에 따라 민주당의 당 개혁과 인적구조 개편 흐름이 급류를 타고 있다.
이에 따라 당 개혁과 인적 구조 개편을 둘러싼 당내 갈등 국면은 일단 진정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나 박상천(朴相千) 정균환(鄭均桓) 최고위원 등 구주류 일부는 여전히 인적 청산에 반발하고 있어 향후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원기(金元基) 고문,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 및 선대위 본부장급 의원 20여명 등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측 인사들은 26일 오전 여의도에서 모임을 갖고 당 개혁특위에 적극 참여, 개혁프로그램을 입안한 뒤 내년 노 당선자의 대통령취임 이전까지 당 재정비를 마무리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회동에선 한 대표가 차기 당권 포기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내년 전당대회를 통한 한 대표의 명예로운 퇴진을 보장한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정동영(鄭東泳) 이호웅(李浩雄) 의원 등 `성명파' 의원들도 참석,이같은 입장에 대체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쳐 한 대표 거취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선대위측 인사들은 중앙당 축소와 최고위원제 폐지 등을 포함하는 당 개혁안을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내년 1월중에 전당대회를 개최해 당을 환골탈태시킨다는 방침이다.
한 본부장급 의원은 "차기당권 불출마와 개혁특위 구성을 당선자측에 사실상 일임하겠다는 한 대표측의 뜻을 전달받았다"며 "이에 따라 오늘 모임에선 선대위측 인사들이 당 개혁특위에 적극 참여키로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파의 한 핵심인사는 "오늘 모임에서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국면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큼 대화로 푸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선(先) 사퇴없으면 결국 머무르겠다는 것 아니냐"며 선사퇴 요구를 거듭 주장했다.
동교동계를 비롯한 구주류는 당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일부 강경 개혁파 의원들의 지도부 선사퇴 요구 등에 대해서는 `몰아붙이기식'추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구주류의 대표격인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차기 당권 불출마를 선언하고당 개혁특위 인선권을 사실상 노무현(盧武鉉) 당선자측에 넘기는 등 입장을 바꿈에따라 향후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며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구주류측이 가장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조순형(趙舜衡) 신기남(辛基南) 의원 등 강경개혁파 의원들이 현 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대북 화해협력정책과 민주인권 신장, 복지제도 개선 등평가받을 부분이 있고 이번 대선 결과에도 반영됐다는 것이 구주류측의 상황인식이며, 이를 전면 부정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정균환(鄭均桓) 총무 겸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 조기 전당대회 소집 요구에 대해 "모든 건 순리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당에서 기구를 만들기로합의했고 거기에서 나온 결과를 갖고 언제 어떻게 할 지 결론이 나야지, 외부에서혼란스럽게 하는 건 내부 갈등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총무는 "단일화 운동할 때 나는 어느 쪽에도 줄서지 않았고, 단일화 이후엔(노 당선자의) 당선을 위해 노력했다"며 "당시 단일화에 반대했던 분들이 마치 1등공신처럼 행동하고, 단일화해서 당선을 위해 노력한 사람은 잘못한 것처럼 하는 건대단히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경개혁파 의원들이 대선결과를 놓고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다'고 주장한데 대해 "아주 경솔한 처사이며, 정통 민주당인들과 국민이 힘을 합쳐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킨 것"이라며 선거기간 `민주당'의 후보임을 부각시키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그런 뜻으로 그랬다면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당내 상황과 내막을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고, 상황을 알아본 뒤 말하겠다"면서도 `선사퇴론'에 대해서는 "지도부가 다 사퇴하면 누가 당을 이끌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맹찬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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