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4일 대선패배 이후 당 진로와 관련,지도부 선(先) 사퇴와 비상대책기구 구성, 조기 전당대회, 인적청산론 등을 놓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도부 개편 및 개혁의 속도와 폭 등을 놓고 소장파 원내외 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를 비롯, 희망연대, 초재선 의원모임 등 계파모임이 잇따라 소집되는 등 쇄신파와 구당파, 중도파간 세대결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으나 대대적인 당 쇄신과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강재섭(姜在涉) 강창희(姜昌熙) 의원 등이 회의에 불참, 파행을 겪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26일 천안 연수원에서 열리는 의원연찬회에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소장파 의원들의 과감한 개혁 요구를 수용하지 못할 경우 당내 분란이 심화되는 것은 물론 집단 탈당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희태(朴熺太) 하순봉(河舜鳳) 김정숙(金貞淑) 최고위원과 양정규(梁正圭)신경식(辛卿植) 김기배(金杞培) 목요상(睦堯相) 정창화(鄭昌和) 의원 등 구당파는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지도부가 사퇴하려면 당헌상 전당대회를열어야 하고 따라서 조기 전당대회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최고는 "최고위원들이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그러나 모두 사퇴하면 당헌당규에 대체할 기구가 없는데 비상대책기구는 누가 만들겠나. 차분하게 안정감 있는 개혁을 해야 한다"며 `선 쇄신안 마련' `후 수뇌부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강재섭 최병렬(崔秉烈) 김덕룡(金德龍) 김용환(金龍煥) 이부영(李富榮) 홍사덕(洪思德) 강창희 의원 등 쇄신파는 "당이 참패를 했는데 당헌 운운하며 수뇌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행위"라며 지도부 선사퇴를 통한 대대적인 당쇄신을 촉구했다. 반면 김진재(金鎭載) 최고위원 등 중도파는 "구당파의 충정에는 공감하나 26일 연찬회에서 당론이 모아지면 지도부가 곧바로 책임을 지는게 옳다"며 "개인적으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미래연대는 25일 오후 수원에서 별도 모임을 갖고 "2004년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당수뇌부가 총사퇴하고 5,6공 세력으로 대표되는 당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과감한 인적 쇄신을 요구할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