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3일 '갈등 없는 민주당 개혁'을 주문했고 최고위원회의는 이를 위한 '당 개혁특위'를 구성키로 결의,민주당의 정당개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하는 신기남 추미애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당 지도부의 동반 용퇴를 요구한 반면 한광옥 최고위원 등 당내 중진인사들은 '당이 단합하는 재창당' 수준의 개혁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여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노 당선자는 이날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개혁과 관련,"당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개혁해야 한다"며 "개혁은 물흐르듯 매끄럽게 이루어져야 하며 당·정분리를 약속한 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내가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이 진정한 의미의 집권당인 만큼 당 정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당선자 발언후 이어진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 개혁특위를 구성키로 결의하고 인적구성을 대표에게 위임,노 당선자와 협의해 마무리한 뒤 최고위원회의의 인준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당개혁 방법론과 관련해선 논란이 벌어졌다. 한화갑 대표는 "당 대표로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권력재편은 원칙과 순리,민주적 방식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당 개혁특위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이며 개혁정당으로 갈 것인지,진보정당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며 "진보정당으로 갈 경우 국민통합이 저해되고 소수세력으로 국회운영이 어렵게 되며 인적구성의 변화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기남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시대적 소명을 다했고 낡은 정치의 청산 대상으로 인식돼 있다"며 "최고위원부터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차기 총선에서 참패한다"며 "당의 발전적 해체는 민심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의원은 "민주당이 지방선거 등에서 불신당할 때 스스로 산화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대처하지 못했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스스로 자리를 지키면서 발전적 해체를 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광옥 문희상 이용희 김태랑 최고위원 등은 "최고위원 사퇴는 이 시점에서 적절치 않다"며 "정당개혁의 물꼬가 잡혔으니 당의 단합된 모습을 보이자"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노 당선자와 한 대표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 앞서 조찬회동을 갖고 '당개혁 추진'과 '한대표 유임'선에서 사태를 매듭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당 쇄신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