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21일 제주를 방문,휴가를 겸해 정국구상을 하고 22일 오후 귀경했다. 노 당선자는 이 기간 오수를 즐기는 등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국정운영 밑그림을 그려보고 당면과제인 정권인수위 구성 및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23일 회동문제 등에 대해 생각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족들과 밤늦게까지 25일로 닥친 아들 건호씨 결혼준비 문제 등을 놓고 대화하고 앞으로 대통령 가족으로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각기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을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 당선자는 낮 남제주군내 한 식당에서 가족 및 수행원 10여명과 다금바리회및 돔지리로 점심식사를 한뒤 식당 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하고 커피를마시는 등 오랜만에 `달콤한' 휴식시간을 가졌다. 앞서 그는 기자들과 만나 구상한 내용을 질문받자 "구상 안했다. 기자들이 구상은 다 하더구만"이라고 농담하고 "푹 쉬었다. 아이들하고 새벽 2시까지 이야기하다늦게 잠이 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또 공군전용기 대신 일반 비행기로 이곳을 찾은 데 이어 숙소도 호텔이 아닌 민박집을 택한 것, 단촐한 수행단 등이 탈권위주의 행보가 아니냐는 시각에 "대통령권위에 익숙해져 가는 과정에 있는 당선자일뿐"이라며 "아직은 당선자이고 자유로움을 좋아하는 습관때문이지 특별한 뜻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없지 않겠느냐. 마지막으로 누려보고 싶은 것"이라며 "친근한 대통령은 천천히 하나하나 해나가야 할 일이지일회적 이벤트로 할 생각이 없다"며 자신의 행보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특히 노 당선자는 "대통령이 되면 그에 따른 권위와 절차를 거부할 생각이 없다"면서 일각의 `파격적인 탈권위 행태' 가능성 예측이 들어맞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뒤 "아들 결혼식때 손님이 많이 올 지 몰라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인수위 및 김 대통령과의 회동 등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끼는 등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도 '잘 쉬었느냐'는 질문에 "감기가 들어서 아직도 멍합니다"라고 말을 아끼며 부끄러워 했다. 이에 앞서 노 당선자는 전날 오전 제주에 도착, 서귀포시 강정동내 콘도형 민박집(펜션)에서 1박하며 가족들과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가졌다. (제주=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