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선 이후 정치권의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원조 보수'를 자처해온 자민련 김종필 총재(얼굴)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김 총재는 선거 다음날인 20일 주요당직자간담회에서 "노무현 후보 당선으로 우리나라도 보혁이 구분되는 정치구도가 시작됐다"면서 "이런 구도 하에서 당의 방향과 진로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를 위해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을 주축으로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할 것도 지시했다. 자민련은 노 당선자가 '민주당 재창당'을 선언했고 이회창 전 후보의 정계은퇴로 한나라당이 구심점을 잃게 됨에 따라 정계개편 과정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활로를 찾을 생각이다. 텃밭인 충청권을 위협하던 한나라당이 집권에 실패한 만큼 오는 2004년 총선에서 정치적 '충청권 수복'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자민련은 보수의 기치를 높이 들고 의원영입이나 '이삭줍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