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미국 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에 비유했다. "가난한 농촌 출신으로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 숱한 시련을 겪고 대통령이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USA투데이는 "북한에 대한 화해제의가 링컨이 남북전쟁 이후 미국의 단합을 위해 노력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노 당선자를 '한국의 쉬로더'라고 표현했다. 독일 게하르트 쉬로더 총리 처럼 SOFA(주한미군 지위협정)의 재협상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 당선자는 젊은 나이와 개혁적 성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세계 지도자들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요우방인 중국 일본 러시아 영국의 정상들과 여러면에서 흡사해 주목된다. 노 당선자의 올해 나이는 56세. 해외 언론들은 노 후보의 당선을 머릿기사로 보도하면서 주요국가 지도자 대부분이 50대 전후로 교체되고 있는게 세계적 추세라고 전했다. '노무현 시대'의 개막은 50대 지도자시대를 맞아 한국에서도 '리더십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우선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노 당선자와 동갑인 56세다. 중국 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자 대회를 통해 지난 11월 당 총서기에 오른 후진타오는 59세로 중국의 세대교체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59세로 일본 총리에 취임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역시 일본정계 세대교체의 상징이었다.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내년에 50세를 맞는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고이즈미 총리와 동갑인 60세다. 세대교체 바람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으로 평가되는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는 지난 97년 5월 총리 취임 당시 43세였으며, 아직도 48세에 불과하다. 53세의 나이로 98년 헬무트 콜 정권의 16년 아성을 무너뜨린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도 올해 나이 57세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프랑스의 새 총리에 오른 장-피에르 라파랭 역시 53세며, 브라질 노동운동의 대부로 '3전 4기' 끝에 지난 10월 대통령에 오른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도 56세다. 동티모르의 독립영웅으로 지난 4월 대선에서 초대 대통령에 당선된 사나나 구스마오(55), 조셉 애스트라다 축출 뒤 필리핀 대통령에 당선된 글로리야 아로요(55), 대만의 천수이볜(51) 총통 등도 젊은 지도자로 꼽힌다. 전세계적으로 50대 리더십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젊음의 에너지를 무기로 국가를 역동적으로 지도해 나가기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감이 반영된 현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등으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50대의 젊은 지도자'인 노 당선자가 국민의 기대와 욕구에 어떻게 부응해 나갈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권순철.유영석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