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아들 건호(29)씨는 20일 "경선뒤 가족모임에서 '어려운 환경이지만 평범하게 사는 선례를 만들어보자'는 각오를 다졌었다"며 자신을 평범한 회사원으로 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건호씨는 이날 자신이 다니는 LG전자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지난 7월에 입사한 회사는 계속 다닐 생각이고 결혼은 예정대로 오는 25일 치를 것이나 장소는 밝히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상대는 대학때 만난 3세 연하로 현재 대학원에 재학중이며, 장인될 분은 김해에서 농협 전무를 지내다가 퇴직했고 고향이 같을 뿐 아버지 친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결혼해서 살 집은 아버지 거취에 따라 가변적이었기 때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으나 당장은 나가서 살아도 나중에는 집에 들어갈 것이며 5년 뒤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대해 불안한 마음도 많았지만 승패를 떠나 아버지가 이미 국가에 많이 공헌했다는 담담한 마음을 가졌다"며 "출구조사에서 승리가 예상됐을 때는 기뻤고 개표 과정은 개인적으로 흥미진진하게 지켜봤으며 당선이 확정되자 부담도 됐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아버지의 재벌개혁 정책과 자신의 대기업 입사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신입사원에게 너무 가혹한 질문"이라고 말한 뒤 사견임을 전제로 "재벌은 고도성장기에 부작용으로 나타난 문화적 현상이고 대기업은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위해 필요한 것으로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들로서 바라본 아버지상'에 대해선 "항상 강요보다는 솔선수범으로 저를 바른 길로 이끈 분"이라고 말했으며, 장래 포부에 대해선 "IT 인프라 분야에 입사전부터 관심이 많았고 회사생활이 즐거워 고시공부를 다시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건호씨는 "향후 경호가 어떤 정도로 이뤄질지 잘 모르지만 회사생활에 지장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선이 확정된 뒤 문의가 너무 많아 다른 사람들의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간담회를 하겠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기자들의) 규모가 엄청나 집에가면 혼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공채로 LG전자에 입사한 건호씨는 현재 업무혁신팀 IT인프라 파트에서일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