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을 잡지 않고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충청권 캐스팅보트론이 이번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확인됐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16대 대선에서 대전 10만2천286표, 충남 9만9천421표, 충북 5만4천579표 등 모두 25만6천286표를 이회창 후보보다 더 많이 획득, 결정적인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전국적인 노 후보와 이 후보의 표차는 57만980표였다. 이는 지난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대전 10만8천227표, 충남 24만7천636표,충북 5만2천456표 등 모두 40만8천319표를 이회창 후보보다 더 많이 얻은 것에 비해 다소 감소한 것이지만 중원을 장악하지 않고서는 대권을 잡을 수 없다는 평범한 논리를 다시 확인하게 됐다. 특히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충청권에서 이회창 후보를 제친 표차는 전국 표차(40만8천319표)와 차이가 없어 대선에서 충청권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이번 대선에서도 양 후보 진영은 동서로 표 성향이 극심히 갈리고 있는 것을 예상하고 그 한가운데 있는 충청도를 전략적으로 공략해 왔으며 JP의 '중립선언'으로 생긴 빈 공간을 노 후보의 '신행정수도 건설론'이 적절히 파고 들 수 있었던 것이 승패를 가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 후보의 행정수도 건설론은 이회창 후보의 서울 공동화론 역공을 맞으면서 오히려 충청권에서는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로 작용, 예산이 고향인 이 후보의 대세론을 적절히 차단할 수 있었다. 지방정가의 한 관계자는 "'충청권 신행정수도 건설'이라는 핵폭탄급 공약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가 얻은 표는 지난 대선 때보다 많이 줄어들어 한나라당 나름대로 선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하지만 국토의 한가운데 있는 충청권에서 대세를 장악하지 못하면 대권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선거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min36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