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개혁성향의 노무현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노동계는 새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에 대해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큰 틀에서는 현 정부의 노동정책과 맥을 같이하고 있어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과정에서 제도개선과 관련, 많은 전향적인 공약들이 제시돼 실현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현 정권 말기 주5일 근무제 도입, 공무원노조 출범, 공기업 민영화, 경제특구법 통과 등을 둘러싸고 노정.노사 관계가 팽팽한 대결 양상을 보여온데다 노동계가 '대반격'을 벼르고 있어 내년 춘투시기가 새 정부 노동정책의 시험무대가 될것으로 예상된다.

◇노사관계 = 노 당선자는 노사관계 등에서 협력의 노사문화가 정착되는 가운데보다 적극적인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직접 노동현장을 다니며 노.사 당사자들을 만나 파업을 중재해온 경력 등에 비추어 앞으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적극적으로 노사관계를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입장은 노사정위원회 기능 및 위상과 관련한 대선공약에서도 엿볼 수 있다.

노 당선자는 노사정위가 최근 1년여간 비생산적인 논의를 지속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노사 현안에 대한 사회협약기구로서의 기능 및 위상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노동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일단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물리적인 대결을 지양하고 각종 논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5일 근무제 = 2년여에 걸친 노사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정부가 제출한 법안이 현재 국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돼 있다.

노 당선자는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 현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일단 시행하면서 보완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노사정위원회에서 이미 충분한 논의를 거쳤기 때문에 노사합의를 더이상추진하는 것은 시행을 늦추기위한 핑계거리"라며 "조속히 실현하되 시행시기는 차기대통령의 임기중으로 해야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비정규 노동자의 휴가일수를 정규직 노동자와 차별없이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중소기업 지원방안 등 보완 대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재 국회에 제출돼있는 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국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공무원 노동 3권 보장 = 공무원노조와 정부간의 쟁점인 '노동조합' 용어에 대해 노 당선자는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 당선자는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되 법령 및 예산과 관련된 부분의 단협 체결권은 제한하고 단체행동권을금지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입법이 이뤄져야 하며, 시행은 내년 7월이 적당하다"고밝혔다.

따라서 노동 3권 가운데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등 노동 2권은 인정하되 단체행동권을 금지하고 단체교섭권 가운데 법령 및 예산 관련 단협 체결권은 제한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안이 대폭 바 뀔 수밖에 없다. 또한 정부 법 개정안 명칭도 '공무원노동조합법'으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대책 = 노 당선자의 공약은 비정규직 보호를 위해 연금, 보험, 사회보장 등 여러 혜택을 끌어올릴 대대적인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 차별 시정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대통령 산하에 위원회를 두는 한편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보험모집인 등 특수고용형태 근로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방향도 모색하겠다고 공약했다.

일단 비정규직에 대해 4대 사회보험을 확대 적용하고 비정규직의 차별을 철폐하는 각종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외계층인 비정규직의 요구를 어느 수준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타 = 고용 문제와 관련한 노 당선자의 공약은 매년 50만명씩 5년간 일자리250만개 창출로 요약된다.

그러나 단순한 양적인 일자리 창출 보다는 청년층 취업 확대와 여성, 노인 등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 질적인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력제도와 관련해선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고용허가제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산업연수생 제도 폐지 등도 예상해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 기자 ofcour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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