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곧 구성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위는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내년 2월25일까지 활동하면서 정부 부처와 청와대의 주요 현안 및 업무를 인수인계 받아 차기 정권이 공백없이 정권을 이어갈 수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노 당선자가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청사진을 짜는 중차대한 역할도 맡게 된다. 특히 인수위 멤버 중 상당수가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 또는 정부 주요 부처에 들어가는 것이 관례여서 사실상 노 당선자 진영 인재풀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점도 주목거리다. 노 당선자의 한 핵심측근은 "노 당선자의 개혁컬러에 맞고 국정운영 방향을 이해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구성될 것"이라면서 "당선자는 인수위원장과 핵심 인물 2-3명을 추천하고 나머지는 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진용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수위원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민주당 김원기(金元基) 고문이다. 국민경선과 민주당의 대혼란기, 후보 단일화과정에서 노 당선자의 정치고문이자 선대위의 `큰 어른'으로 활동해온 김 고문은 무거운 입과 합리적 일처리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수위 체제를 이끌어갈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도 정치적 경륜과 선대위를 원만히 이끌어온 점 등으로 위원장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노 당선자가 정치권 인사가 아닌 학계 인사나, 국정경험을 갖춘 총리 출신의 원로를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97년 김대중(金大中) 당선자 인수위에서 활동했고, 현 정부에도 장관과 청와대 수석으로 참여한 바 있는 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 김한길 미디어본부장, 이강래(李康來) 의원 등이 인수위에서 핵심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노 당선자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이광재 안희정씨 등 386 핵심 측근들과 당 선대위 핵심국장 가운데 상당수도 인수위에서 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인수위 구성시기와 인선방향에 대해 당선자 주변에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97년에는 첫 여야 정권교체인데다 IMF(국제통화기금)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당선직후부터 사실상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급박하지도 않고, 현 대통령의 임기가 2개월여 남아있는데 인수위로 모든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 핵심 인사는 "26일 행자부 장관이 당선자에게 인수위 구성과 관련해 보고를 하고 난 뒤 노 당선자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인선할 것으로 본다"며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차기 국정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