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해 온건노선을 선호하는 진보주의자 노무현 후보가 보수성향의 경쟁자 이회창 후보를 1-2%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가운데 이같이 나타났다며 노 후보가 민주당 당사에서 연설을 통해 자신을 대통령으로 선출해준 국민들에게 감사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나를 지지해준 국민들 뿐만 아니라 나를 반대한 국민들을 위한 대통령도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대화와 화합의 새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지난 97년에도 근소한 표차로 대선에서 패배했던 한나라당 이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사과했다고 방송은 말했다. "또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는데 실패했다. 최선을 다했으나 부족했다"고 이 후보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북한의 핵 야심에 의한 위협의 그림자가 드리워졌었다고 BBC는 지적하고 유권자들은 노 후보가 지지하는 북한과의 화해정책과 북한이 핵개발을중단할 때까지 대화를 동결하자는 이 후보의 강경노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고 말했다. 방송은 연합뉴스 보도를 인용, 투표율이 대선사상 최저수준이 70%대 초반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는 대북 및 대미관계에 대한 국민투표로 비쳐졌었다고 방송은 말하고노 후보와 이 후보 모두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희망했으나 이 후보가 더 친미적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