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입문 6년만에 `생애 두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시도됐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대권도전은 끝내 미완의 꿈으로 끝났다. 지난 2000년 4.13 총선 승리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계속됐던 `이회창 대세론'도`낡은 정치 청산과 새 정치'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도도하게 형성된 노무현(盧武鉉)당선자의 바람앞에 일거에 무너졌다. 이 후보는 그동안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밝혀왔고, 후보 등록 직전 의원직도 사퇴했다는 점에서 전격적으로 `정계은퇴'의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2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패배 이후의 향후 거취에 대해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의 패인은 일단 정계입문시 간직했던 `새 정치'와 `개혁' 이미지를 4.13총선승리 이후 일관되게 유지하지 못하고 `대세론'에 안주하는 모습도 보여 국민경선제를 통해 노풍을 일으킨 노 당선자에게 새정치의 화두를 빼앗긴 점을 들수있다.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는 비록 대학살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4.13 총선당시 당내 계파 중진들을 대거 낙천시키는 개혁공천을 통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면서 "하지만 총선승리 이후 대세론에 안주하면서 개혁 이미지를 빼앗긴게 최대의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정치지도자 다운 큰 정치와 비전제시 보다는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각종 부패와 실정에 대한 비판과 이에 따른 `반(反) DJ정서'에 매달린 경향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측근들은 "97년 대선 패배후 지난 5년간 여권이 이 후보를 겨냥해 북풍 세풍 안풍 등 각종 공세를 계속해 이에맞서 싸우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었다"고 변호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원내 제1당이 된 이후에도 수권정당으로서의 비전과 청사진 제시가 미흡했고, 특히 이번 대선에서 세대교체의 열풍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지방선거와 각종 보선에서 젊고 참신한 후보의 기용을 통한노.장.청 조화의 당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면할수 없을것 같다. 이 후보는 물론 지난 3월 박근혜(朴槿惠) 의원의 탈당과 `빌라 게이트' 등으로 인한 지지도 추락으로 위협을 받자 당권.대권 분리와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근간으로 하는 당 개혁안을 마련했고, 5.10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다시 당선된후 민생.정책투어를 통해 국민속으로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또 대선 도중 `전 재산의 서민 헌납' `당선직후 정치개혁 국민위원회 구성' 등을 제시하며 개혁바람에 부응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대선선대위 구성에서 부터 홍보.조직전 등 선거전략 전반에 걸쳐 시대변화를 읽지 못하고 과거 민정당식의 구태의연한 전략이나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해`도저히 질수 없는 게임'에서 패한 이변을 자초했다. 한 전국구 의원은 "이번 대선은 과거 선거의 주요 변수였던 지역 요인 보다는 세대간 대결이 결정적 변수였으며 이는 강원과 영남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전 지역에서 완패한게 입증해 준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의 선거전략은 이런 민심의 변화를 읽기는 커녕 유권자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주는 졸작이었다"고 비판했다. 물론 이 후보가 6년간의 정계생활속에서 원칙과 소신을 지키기 위해 쉽게 타협하지 않은 점이나 국민들의 일시적인 인기와 표를 의식해 실현성없는 공약을 내걸지않은 점 등은 평가받아야 한다는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