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당선된데 대해 선거를 하루 앞두고 일어난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의 전격적인 지지선언 철회가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 방송사의 의뢰를 받아 이날 출구조사를 실시한 코리아리서치, 미디어리서치, TN소프레스 등에 따르면 정 대표의 전격적인 지지 철회가 노 후보의 주력 지지층인 젊은층에 위기의식을 불어줬다는 분석이다. 박영준 코리아리서치 대표는 "정 대표 지지철회로 정 대표 지지자들이 일부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노 후보 득표율을 대략 2% 정도 낮춘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보다 노 후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오후 3시30분 중간집계부터 노 후보가 역전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20∼30대 유권자들이 출구조사 대상에서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TN소프레스 김헌태 이사도 "투표율이 저조하게 나오자 노 후보 지지자들이 결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전까지 노 후보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그리 높지는 않았으나 위기의식을 많이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MBC-엠비존이 동일한 유권자 2천404명을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한 결과 노후보 지지자 1천85명중 후보단일화 이전 정 대표를 지지했던 358명들은 이날 65.9%가 노 후보를 지지했고 24.9%만이 기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들은 또한 북한핵, 행정수도 이전 논란 등 선거전 과정에서 불거져나온 주요 변수가 투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김헌태 이사는 "북한핵은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으며 행정수도 이전 논란은 미세하게나마 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KBS 선거방송자문위원 이창현 국민대 교수는 "북한핵 등 정치적 이슈가 많았지만 지지후보를 정한 유권자가 시류에 의해 많이 휩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들 여론조사기관은 출구조사 결과 1.2위간 득표율차이가 오차범위내로 나왔으나 이는 오차의 최대허용치를 의미하기 때문에 순위는 예상과 일치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김헌태 이사는 "기존의 여러 차례에 걸친 예측조사와 실제 결과 자료를 축적해한국형 선거분석 예측모델을 마련해놓고 있어 주관적인 판단의 영역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화여론조사가 표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반면 실제 투표율이 예상과 다를경우 예측이 어긋날 수 있으나 투표현장에서 진행하는 출구조사가 이를 보완한다고말했다. 특히 이번 대선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던 터라 출구조사를 대규모로 실시했던점이 주효했다고 이들 여론조사기관은 자평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