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투표일인19일 새벽 국립 현충원을 찾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6시 45분께 공식 수행원을 배제한 채 현충원에 도착, 현충탑에 분향한 뒤 1분 30초 가량 묵념했다. 이 후보는 묵념을 마치고 연합뉴스 기자에게 "잘 잤다. 오늘은 새 역사가 열리는 날이다. 겸허한 마음으로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담담하게 심정을 피력한뒤 방명록에 한자로 `조국(祖國)'이라고 서명했다. 이어 이 후보는 옥인동 자택으로 이동, 오전 7시 15분께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와 이웃 50여명의 박수를 받으며 투표소가 마련된 옥인동 제일교회로 향했다. 이 후보가 투표소에 도착하자 현장에 나와 있던 30여명의 주민들이 박수를 보냈다. 한 여사와 함께 소중한 한표를 행사한 뒤 이 후보는 내외신 기자 50여명이 열띤취재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투표 종사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격려했다. 이 후보는 "최선을 다했다. 이번 선거는 정권의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의 의미와함께, 혼란과 불안의 시대가 아니라 안정과 희망의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여는 의미가 크다"며 "국민의 선택을 겸손한 마음으로 기다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노무현(盧武鉉) 후보 지지철회에 대해"굉장히 고뇌에 찬 결단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아마 개인의 이해관계 차원을 떠나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하기 위한 결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은 또 "이 나라가 흔들리지 않고 통합과 화해의 시대가 도래하는 계기가되고, 국민의 마음이 합쳐지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충남 예산 선영으로 이동, 지난 10월말 작고한 부친홍규(弘圭) 옹 묘소에 헌화하고 성묘했다. 현장에는 종친회원과 마을주민 300여명이나와 "이회창" "대통령"을 외치며 환영했다. 이 후보는 이어 대전, 대구, 부산을 방문해 각 시지부상황실 근무자들을 격려한뒤 오후 상경, 중앙당 상황실을 찾아 당직자들과 개표방송을 시청할 예정이다. (서울.예산=연합뉴스) 민영규기자 choinal@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