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18일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함에 따라 대선전 막판에 파란이 일고 있다. 노 후보는 정 대표와의 후보단일화로 지지율 "3위"에 맴돌던 상태에서 일약 1위로 도약했고 정 대표의 지원으로 유리한 선거전을 펼쳐왔다는 점에서 정 대표의 지지철회는 19일 대선투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철회 왜했나 국민통합21 김행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노 후보의 북.미 관계와 관련된 발언을 문제삼았다. "노 후보가 "미국과 북한이 싸우면 우리(대한민국)가 말린다(중재한다)"는 표현을 썼다"면서 "이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고 양당간 합의된 정책공조 정신에 어긋나는 발언이라고 판단한다"는 게 공조파기의 외형적 이유였다. 노 후보의 발언이 한.미공조 강화라는 정책공조의 기본합의를 깼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 대표의 지지철회 이면에는 노 후보가 연설도중 차차기 대통령 문제와 관련,정 대표의 심기를 건드린 발언이 문제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 후보는 이날 밤 종로유세에서 정 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다음 대통령은 정몽준" 이라는 피켓을 든 정 대표 지지자들이 "정몽준 대통령"을 연호하자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속도위반 아니냐"며 "추미애 의원을 기억하자.정동영 의원도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말을 듣는 순간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유세직후 추가 유세를 접고 자택으로 직행하면서 김행 대변인에 지지철회 발표를 지시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노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현장에서 "5년후에는 나를 찍어달라"며 차차기 대통령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해왔다. 통합21측 핵심관계자는 "통합21이 명목상으로는 노 후보의 대북관계 발언을 문제삼았으나 노 후보가 "차차기 대통령감"을 거론하면서 정 대표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 지지철회의 원인이 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선거에 얼마나 영향미칠까 정 대표가 지지를 철회함에 따라 19일 투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 지지철회 이전까지만해도 이,노 후보가 서로 승리를 주장할 정도로 초박빙의 승부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정 대표의 지지철회로 일단 이 후보에게 보다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정 대표가 그간 노 후보 지지율 제고에 일정부분 기여해왔다는 점에서 정 대표의 이날 결정은 통합21 지지자들의 노 후보 지지 철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 대표의 영향력이 큰 울산과 충청,강원지역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나라당이 대선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피력한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