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21은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국민통합 21 김 행(金 杏)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는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선언했다. 김 대변인은 "노 후보가 오늘 정 대표가 참석한 서울 명동 합동유세에서 `미국과 북한이 싸우면 우리가 말린다'는 표현을 썼다"면서 "이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고 양당간 합의된 정책공조 정신에 어긋나는 발언이라고 판단한다"고 공조파기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우리를 도와주는 우방이며, 미국이 북한과 싸울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라며 "후보단일화 원칙의 큰 정신은 정책공조와 상호존중으로 오늘 합동유세에서 이같은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합 21은 끝까지 약속을 지켰다"면서 "우리 정치에서 가장 나쁜 것은 배신과 변절이며, 이런 현상이 더이상 반복되면 안되는 만큼 각자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노 후보의 반응은 즉각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정 대표가 대선을 하루 앞두고 노 후보와의 대선 공조를 전격 파기함에 따라 19일 투표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보단일화 이후 노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급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대선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노 후보간 지지도 변화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통합 21측 핵심관계자는 "통합 21이 명목상으로는 노 후보의 대북관계 발언을 문제삼았으나 노 후보가 이날 오후 유세에서 `차차기 대통령감'을 거론하면서 정 대표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 지지철회의 원인이 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노.정 단일화는 원래 이뤄질 수 없는 것으로 깨질 것이 깨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추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