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닥친 가운데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엎치락 뒤치락 판세에서 수차례 선두가바뀌고 부동표가 너무 많아 여론조사기관들도 우열을 판정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고 17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선거 흥미(Korea Eledtion Gets Interesting)" 제하의 인천발기사에서 불과 몇 달전만 해도 보수세력이 집권하면 한국의 대북관계는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받게 된다는 판에 박힌 말이 나돌았으나 북한 핵 등 최근 위기는 중도좌파-중도우파, 신예와 중견 정치가, 신-구세대간 고전적 대결양상과 같은 이데올로기적대비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LA 타임스는 노무현 후보의 경우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대학을 다니지 않고독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반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유복한 가정에 한국 최고의 학교들을 거쳤으며 삼성과 대우와 같은 한국 재벌들에 더 우호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1980년대 인권변호사로 알려진 노무현 후보가 20-30대 유권자들의 지지를받고 미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훈장처럼 여기고 있는데 반해 기성세대의 큰 지지를 업고 있는 이회창 후보는 올해 초 백악관을 방문하기도 했다는 점을들어 두 후보간 양극화된 차이점을 비교했다. 타임스에 인용된 스콧 스니더 아시아재단 연구원은 "이회창은 안정을, 노무현은 미래에 대한 열망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올 봄 이후 두 후보간 경쟁에서 시소게임이 있었다고 전하고 노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한 때 26%포인트나 앞서 있었지만 김대중 대통령 아들들의 잇단 추문 이후 추락했다가 정몽준 국민통합 21 대표와 이룬 후보 단일화가 신선한 힘을 불어넣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지난 10월 북한 우라늄농축 비밀계획 시인 등 이른바 '북풍'도 이번대선에서는 그리 영향을 미치지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이 잠재적 위기때는 국정경험이 있는 이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지만 노무현 캠프는 이후보의 승리는 북한과 대치를 의미하며 자칫 전쟁도 일어날 수 있다고 반복해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LA 타임스는 여론조사들은 지난 11월 미군 궤도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배심의 무죄평결이 이번 대통령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하면서이회창 후보이 부시 대통령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신속히 합류했지만 반미 추진력의 결과는 노무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는 "우리 입장은 그들중 한 명과 공조하고 건강하고 강력한 (한미)상호관계는 누가 당선해도 변치않는다"며 "후보들 중 극단주의자는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