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17일 행정수도이전 논란과 관련, "현 정권은 5년 전에는 내각제로 속이고 농가부채 탕감으로 두번을 속이고 이제 수도 이전으로 세 번을 속이려 한다"며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서울이전 공약은 이 정권이 충청인을 다시 한번 속이려는 무책임한 졸속공약"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 후보는 지난 4월 민주당 경선당시 정동영(鄭東泳) 후보가 행정수도를 이전하겠다고 하자 분명히 반대했다"며 "6조원이면 수도를 옮기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전남도청 하나를 옮기는데도 2조5천억원이 들고 인천공항 짓는데 7조5천억원이 들어갔으며, 박정희(朴正熙) 전대통령이 수도이전을 계획했던 30년전에도 5조원이 필요하다고 했다"면서 "노 후보는 6조원으로 인구 100만명 규모의 수도를 새로 짓겠다고 하는데 이는 뒤집어보면 수도 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수도이전 공약은 권력실세들과 결탁, 정보를 미리 빼낸 외지의 투기꾼들에게 돌아갈 것이 뻔하며 충청도를 땅 투기장으로 만들 것"이라며 "민주당은 충청도 곳곳을 다니며 가는 곳마다 수도이전의 대상지인 것처럼 충청인을 현혹시키고 있으나 결국 지역간 갈등과 대립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얼마 전 아버지를 이곳 충청도에 모셨고, 충청도는 조상대대로살아온 저의 고향이며 저도 나중에 묻힐 곳"이라며 자신이 충청출신임을 거듭 강조한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겨냥, "피땀흘려 이룩한 대한민국이 급진세력의손에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가원로의 경륜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기능별 수도화 전략' 구상을 밝힌 뒤 대전과학기술수도 건설,안면도 디즈니랜드 조성, 오송 바이오산업수도 건설, 충북 유니버설 스튜디오 조성,천안.아산 대학복합타운 개발, 백제문화권 제2보문단지 개발, 청남대를 국민에게 환원해 청소년 생태학습파크로 조성, 첨단과학 영농특구 개발, 중원문화권 관광벨트조성, 장항자유무역지역 개발 등 충청권발전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대전=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