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16일 "북한 핵문제에 대한 노 후보 생각이 북한의 주장과 너무나 똑같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민주당은 "매사를 친북이냐 아니냐로 보는 외눈박이 편협한 대북관"이라고 반박했다. 이같은 공방은 북한 핵시설 동결 해제 선언으로 인한 북핵파문이 대선 종반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역대 대선전의 단골메뉴였던 '색깔론' 논쟁이 불거진 것으로도 볼 수 있어 막판 부동층의 표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조평통이 나를 동족을 해치는 '전쟁론자'라고 맹비난한 다음날 노 후보가 마치 북한과 입을 맞춘 듯 똑같은 말로 나를 비난했다"며 "북한의 음해와 모략을 앵무새처럼 외워 상대후보를 비난하는 것이 과연 대통령후보 다운 행동이라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어제 노 후보의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인식,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인식, 그리고 국민을 위협하는 사실 왜곡과 선동은 가히 충격적 수준"이라며 "실패로 끝난 햇볕정책을 연장하겠다는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앞날은 불보듯 위태롭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핵개발을 하더라도 현금을 계속 줘야 한다는 노 후보와 핵개발 포기를 요구하는 나 이회창 중 누가 더 전쟁론자인가"라며 "지난 94년 핵위기는 북한의 약속 위반과 벼랑끝 전술때문인데도 노 후보가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북한주장을 두둔하고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자신을 전쟁론자라고 한 북한 조평통의 14일 주장과 똑같은 말을 하느냐고 했는데 노 후보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 알렉산드로 만소로프박사가 지난 9일 발표, 11일 오마이뉴스에 인용된 글을 참조했으며 이는 북한 조평통 발표 이전"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또 "94년 북핵위기가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었다는 이 후보 지적은 옳지만 당시 우리는 당사자였음에도 불구, 대화의 테이블에 앉지도 못했으며 이런문제는 재현돼서는 안되고 우리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노 후보는 제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6.25 이후 전쟁은 현 정부에서만 일어났다는 이 후보 주장은 무지의 소치"라면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는 KAL기 폭파사고이고 가장 큰 위기는 청와대 습격사건으로 한국의 대통령이 되려면 최근 20-30년의 역사는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공격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황정욱 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