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동결 해제조치 선언으로 한반도 주변의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 러시아의 북핵사태와 관련한 역할이 주목된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최근 북한과의 관계가 정상화된 러시아 모두 북한의 핵동결 해제 조치에 우려를 표시하며 중재역할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이들 국가의 향후 역할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 13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든 당사자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 및 지난 94년 제네바 기본합의의 의무이행을 출발점으로 삼기를 희망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재천명했다. 또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외무부 대변인도 12일 "북한의 발표는 모스크바에서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러시아측의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핵문제를 둘러싼 북미간의 `벼랑 끝 신경전' 속에 중국, 러시아의 이같은입장표명은 북한의 핵포기를 설득하는 동시에 이번 사태에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맡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도 중국, 러시아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북한의 핵동결 해제조치 선언 당시 중국을 방문중이던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무부 부장관은 "중국은 우방인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는데 의견을같이했다"면서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나타냈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문제를 다룰 미국, 러시아, 중국 3개국간의 협의체 창설을 제안했고, 미국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2일 탕자쉬앤(唐家璇) 중국 외교부장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회담을 가졌다고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이 13일 전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북미간, 남북간에 북한에 대한 직접 설득이 한계를 가질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국, 러시아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한미 양국이 이들 두 국가에 대한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중국이나 러시아는 모두 북한의 핵개발 계획에 반대하면서도이의 철폐를 위한 미국 등의 급박한 조치에는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면서 "북한에게시간을 좀 주자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