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예멘 근처 인도양 공해상에서 나포했던 북한 화물선 소산호를 예멘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11일 풀어줬으며 이 화물선은 스커드 미사일 15기를 실은 채 예멘으로 다시 출발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이 선박을 정지시키고 수색할 권한은 갖고 있지만 화물을 압류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화물을 압류할 분명한 권한은 없다"면서 "이 상선은 풀려나고있다"고 말했다. 석방 결정에 앞서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예멘의 알리압둘라 살레 대통령과 각각 전화통화를 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예멘이 이 미사일들을 어느 국가에도 양도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미국에 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외교경로를 통해 예멘에 미사일 인도 포기를 설득했는 지를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파월 국무장관은 미국과 예멘이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북한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무기확산국 가운데 하나"라고 지칭해 북한의위협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파월 장관은 이번 사건이 군사기술을 전세계에 확산시키려는 북한의 의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미국도 군사기술의 확산에서 비롯하는 위험을 널리 알릴 뜻이있다고 분명히한 뒤 "그러나 동시에 이 미사일이 우리와 우호관계인 국가로 향하고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살레 예멘 대통령이 이번 경우가 수년 전 예멘과 북한이 체결한 계약의 마지막 선적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았다면서, "미국은 이 미사일들이 방어용이며어떤 경우라도 다른 곳으로 전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장관은 이어 "이 선박이 공해를 항해 중이었는데다 국제법에 따른 거래였다는 점을 인정해 조금전 해당 선박에 당초의 목적지로 항해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예멘 정부는 이날 북한에 스커드 미사일 15기를 주문한 사실을 시인하면서 미국과 스페인이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을 나포한 데 대해 항의했다고 예멘 관영 사바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아부 바커 압둘라 알-쿠르비 외무장관이 에드먼드 헐 예멘 주재 미국대사를 소환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통신은 또 미국이 예멘-북한 거래가 합법적으로 이뤄진 이상 화물 억류는 해제된다고 예멘 정부에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예멘의 항의서한을 인용해 "그 선박에 실린 무기들은 예멘이 어떤 국가에도 침공 의사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방어적 복적을 위해 사용된다"면서 "예멘이그 무기들을 소유해도 국제평화와 안보를 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지난 8월 예멘 정부는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을구매했다고 확인하고 예멘은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예멘 정부 대변인은 미국의 화물선 억류 해제조치가 딕 체니 미국 부통령과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간의 전화통화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한편 플라이셔 대변인은 "예멘이 북한 미사일의 구매를 금지하는 국제법 조항은없다"면서 소산호를 억류 수색한 이유에 대해 "그 화물선은 국기가 걸려있지 않았고테러범들이나 잠재적인 테러국가로 향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