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소주가 빠르면 내년 1월말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맨해튼에서 북한 여성 의류를 수입 판매하는 '미주 동우회사'를 운영해온 스티브 박(55)씨는 "지난 10월 18일 북한의 조선평양무역회사와 서면 계약을 체결했다"며 "평양소주를 '코리아 평양 트레이딩사' 명의로 수입해 미국과 캐나다에 10년 간독점 공급할 것"이라고 1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 10월 24일 미 재무부 외국재산통제국(OFAC)에 북한산 물품 수입신청서를 공식 접수해, 서류결재 등록번호(NK208054)를 받아놓은 상태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 물품의 수입을 공식 승인한 경우는 수집용 기념우표 등극히 제한적이었으며 평양소주와 같은 소비품의 수입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한 이후 처음이다. 서울에서 출생해 20여년 전 도미한 박 사장은 "앞으로 미 재무부의 최종 승인이관건이지만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캐나다는 이러한 절차가 필요 없기 때문에만일 미국의 승인이 늦어지면 캐나다에 먼저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북한 상주공관이 개설되는 내년 1∼3월 중 기념 출시할 예정이며,이를 위해 평양에 이미 40피트 컨테이너 분량(5만2천병, 360ml 기준)의 소주가 주문돼 있다. 현재 미국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는 소주를 와인으로 취급, 일반식당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통과된 상태여서 평양소주가 일반 소비품으로서 수입 승인되면 상당한 분량이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총판 및 대리점을 통해 미주시장에 판매한다는 전략을 수립한 박 사장은 "평양소주의 미국 진출이 성공하면 '민족 물산 장려운동' 차원에서 재미동포들이 북한산을 애호하도록 다른 품목도 수입,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양소주는 옥수수, 쌀, 찹쌀을 주원료로 70미터 지하 천연 암반수를 이용한 전통기법으로 제조되고 독특한 '단내'를 자랑하고 있어 일본 등 해외시장에도 알려져있으며 재일본 조선인총연합 동포들이 남북 정상회담을 경축하기 위해 남한의 진로소주와 섞어 '통일소주'를 만들어 마셔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