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9일 최근 TV방송연설에 출연한 상대당 후보 찬조연설원의 '신분'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찬조연설원으로 지난 4일 등장한 '자갈치 아지매' 이일순(58)씨를 '친민주당 위장서민'으로 공격했고, 이에 앞서민주당은 지난 7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찬조연설을 한 주부 박은숙(45)씨가 '한나라당 의원의 동생이자 보좌관이라는 신분을 속였다'며 비난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일순씨는 민주당 부산 영도지구당 이모 선대위원장의 사촌누나"라며 "이씨는 자갈치 시장에 상당한 규모의 가게를소유하고 있고, 시장내 아귀 도매 총판을 동생인 이모 위원장과 동업하고 있어 전혀서민으로 볼 수 없는 재력가"라고 주장했다. 남 대변인은 또 노 후보 찬조연사로 나선 가수 S씨가 과거 대마초 흡연사건으로 두차례 구속됐던 사실을 거론, "자극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도덕 규범을 무시해도 좋다는 노 후보의 불안함과 가벼움, 경박함의 좋은 사례"라며 "무책임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남 대변인은 자당 찬조연설원 박씨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에는 "보좌관은 국민이 아니냐"고 반박했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자갈치 아지매가 지구당위원장 사촌누나라고 문제삼지만 그게 뭐가 문제인지 묻고 싶다"며 "이 후보 찬조연설원 `보좌관 아줌마'는 보좌관이면서 이 후보를 모른다고 거짓말했지만, 자갈치아지매는 사촌누나이고, 노 후보를 모른다는 얼치기 거짓말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회창 후보 찬조연설원 박은숙(45)씨에 대해선 "한나라당 박창달(朴昌達) 의원의 보좌관이자 친동생임에도 신분을 속인채 `이 후보를 한번도 만난 적이없으며,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이 아니다'고 한 것은 국민을 속인 처사"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