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부동층 공략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대선전이 양강구도 속에서 혼전 양상을 보임에 따라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 부동층 특성 =최근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은 유권자의 20∼30%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못했거나 지지후보를 바꿀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를 합한 수치다. 전체 유권자가 3천5백1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7백만∼1천만명이 부동층인 셈이다. 이중 실제투표 참여자는 3백만∼4백만명에 이를 것이라는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선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규모다. 부동층은 지역적으로 대전.충청, 연령별로는 20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부산.경남과 50대 이상도 많은 편이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두배 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부동층 중 숨어있는 이 후보 지지표가 있다"며 "선거에서 현실로 드러나면 5% 정도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해찬 기획본부장은 "부동층은 기존 정치에 식상한 층이며 단일화 효과가 먹히고 있다"며 "2대 1로 민주당이 우세하다"고 반박했다. ◆ 각당 전략 =한나라당은 수도권과 충청권의 20∼30대 부동층을 흡수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충남 안면도에 디즈니랜드를 건설하겠다고 공약한 것이나 자민련과의 연대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또 젊은층 공략을 위해 수도권 유세에는 미래연대 소속 소장의원들을 대거 투입하고 있고 '2030 위원회'도 풀가동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부산.경남의 부동층이 노 후보로 돌아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을 현지에 상주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부산·경남과 충청지역의 40대 이상 연령층에 정성을 쏟고 있다. 노 후보는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래 부산을 세번이나 방문했으며, 조만간 충청권 투어에 돌입할 예정이다. 40대 이상 표심을 잡기 위해선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한 언급도 자제하고 TV토론에서도 다른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는 등 이미지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