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7일 경남김해와 밀양, 경북 경산과 대구를 방문해 사흘째 영남권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노 후보는 오전 자신의 고향인 김해 김수로왕릉 앞에서 유세를 갖고 "내 10대조 조상의 묘가 여기 있는데 날보고 DJ양자라고 하면 김해사람에 대한 모욕"이라며 "내가 호남에서 지지받는 것은 15년동안 지역감정 없애보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뒤 "김해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또 "대통령이 모두 이런 저런 의혹이 있어서 뒤탈이 났다"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병풍, 세풍 등 여러 의혹이 있지만 난 아무런 의혹도 없다"고 비교우위를 주장했다. 밀양 시외버스터미널 앞 유세에서 그는 "농업개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열어야 한다"며 "시장개방으로 핸드폰, 선박을 더 팔게되면 그쪽의 세금을 더 내게 해서 피해를 본 농업을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개방 전에 미리 피해조사를 실시, 대책을 세워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자유무역협정을 비준하지 못하게 법을 고치겠다"며 "농어촌복지특별법을 만들고 농림부장관은 농민단체가 추천하는 인물로 선임해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겠다"고 공약했다. 노 후보는 대구 대신동 서문시장 유세와 대구백화점 유세에서 "미군 의정부 여중생 치사 사건으로 국민이 전부 들고 일어나는 상황에서 말을 아껴온데 대해 국민에게 죄송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대통령이 될 사람의 말과 행동은 외교적 문제가 되는 만큼 오늘 시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다시 한번 사과를 하도록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되면 부시 미 대통령에게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없이 한미관계의 우호적 발전은 어렵다고 전하고 미국과의 관계에서 국민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고 대등한 관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지방에서 태어나 국회의원을 해봤기 때문에 지방을 잘 알지만 이 후보는 지방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주장하고 지방대 출신을 인구비례만큼 공무원에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하는 공무원 지역할당제와 서울.대전 연구기관 지방 이전 등 지방분권화 공약을 내세웠다. 이날 유세에는 김원기 정치고문, 추미애 최고위원, 배기선 사무총장과 함께 그동안 반노(反盧) 입장에 섰던 김명섭 설송웅 김경천 의원도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김해.대구=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