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핵 개발 포기를 전제로 '대화불가'를 강조하는 미국이 속으로는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3일 "미국은 은밀히 북한과의 협상의 길을 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북한의 검증할 수 있는 핵개발 포기를 대가로 석유, 식량, 혹은 다른 지원 등 대가를 지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선(先) 핵 포기 압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과 협상을 시작할 태세이며 이를 위해 존 볼튼 국무차관의 지휘하에 국무부 검증협력국이 북한 핵 사찰을 위한 구상을 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미국의 은밀한 움직임에 얼마나 정확히 접근했는지는 알 수 없고 미국무부가 지난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화 불가' 입장을 거급 천명했지만 북-미 관계의 급랭 분위기 속에서도 대북 접근을 시사하는 징후들이 간간히 비치고 있다. 케도 결정이 내려진 다음날인 11월16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은 북한과의 '다른 미래'를 희망한다"고 밝혔고 리처드 루가 의원은 이틀뒤인 18일"북한의 핵 미사일 계획을 규제했던 제네바 협정같은 형태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측통들은 미국이 지난달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로 하여금 12월분 중유공급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했지만 내부적으로 중유중단과 같은 강경책으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억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같은 유화발언이 흘러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10월초 제임스 켈리 특사의 방북으로 부시행정부 출범 이후 끊겼던 대화가 트였다가 핵 파문으로 다시 두달째 냉각기가 계속되고 있는 북미관계의 향배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