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3일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 "금주에 한미안보협의회(SCM)가 예정돼 있는 만큼 유사한 사건의 재발방지와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개선방안을 협의하고 총리실 주관으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개최해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내각에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 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SOFA가지난해 일본, 독일 수준으로 개정된 바 있지만 이번 일을 교훈삼아 한미 양측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SOFA를 더욱 개선시킴으로써 한미 동맹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같은 지시에 따라 정부는 오후 외교, 국방, 법무부 등 관계부처 실무 국장회의에 이어 4일 김석수(金碩洙) 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키로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김 대통령이 SOFA 개선방안 마련을 지시한 것을 계기로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 요구하고 있는 `SOFA 재개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 대통령은 또 국무회의에서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 "국민 여러분들께서 큰 충격을 받은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저도 똑같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유가족과 한국정부, 그리고 한국국민에게 사과의 뜻과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해 애도와 유감을 표명하고 유사사건의재발방지를 위해 한국측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 것도 한미동맹관계의 중요성과 발전의 필요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양국 모두에게 필요한 한미동맹관계를 저해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 "국가적인 이익에서 볼때 미국은 매우 중요한 동맹국이며 주한미군이 우리 군과 더불어 국가안보를 유지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 전체의 안정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정책에 대해 건전한 비판은 할 수 있지만 무차별적인 반미풍조는 국익에도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모든 의사표시는 평화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불법이나 폭력시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엄중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앞으로 이러한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민 여러분께서도이러한 정부의 노력을 믿고 차분히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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