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이남(남한) 땅에 형제들이 살아 있을 것입니다." 남북한이 복원키로 합의한 동해선 철도와 도로가 지나는 북한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에 사는 남한 출신 주민 2명은 철도가 개통돼 남측 혈육을 상봉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요즘 밤잠을 설친다고 '조선신보'가 3일 전했다. 이들 주민은 전라북도 진안군 성수면 출신의 조길수(74)씨와 전주시 풍남동 출신의 최근호(76)씨. 고성군 온정리 40반에 거주하고 있는 조씨는 6.25전쟁이 발발하자 의용군에 입대, 50년 8월 낙동강전투에 참전한 후 정전과 함께 현재 사는 곳에 정착했다. 그가 기억하는 남측 가족은 형 길환(82)씨와 누이 순희(78)씨. 조씨는 "반세기동안 이남 땅의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그들과 만날 소원을 품으며 살아왔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형은 남로당 당원이었는데 죽도록 매를 맞았으니 아마 살아있지 못할 것입니다.조카만이라도 찾아서 만날 수 있으면 합니다" 조씨는 '통일의 날'을 기대하면서 지난 9월 금강산청년역에서 열린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에도 참석했다. 그는 착공식 참석 후 집으로 돌아와 "이제는 여생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철길도놓고 도로도 연결하고 면회소도 짓는다니 친척도 만나고 고향에도 갈 것 같다. 죽기전에 그 소원이 성취되기 바란다. 도무지 마음이 설렁거려(두근거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일기에 기록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6.25전쟁 시기 월북해 온정리 32반에 살고있는 최씨는 남쪽에 여동생 복호,태호씨와 남동생 선호씨를 남겨놓고 왔다. 그의 형은 울산전투에서 사망한 것으로기억하고 있다. 특히 최씨는 고성군 건설대장을 맡아 원산~금강산 관광도로 노반공사에 참가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말했다. "우리의 강토가 하나로 이어진다니 이보다 반가운 일이 없지요. 꿈만 같기도 해요. 이제 늙은 몸이라 직접 공사를 못하지만 심정은 공사장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최씨는 지난 8월 태풍으로 62명의 인명피해가 나는 등 아직도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고성군 주민들에게 "철도, 도로공사를 추진하는 군대동무들을 지원하는운동을 펼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조선신보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